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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마주하는시간
쉬이 잠이 오지 않는 밤입니다. 오랫만의 출근입니다. 딱 일주일만입니다. 지난주 오늘 이 밤은 몹시 고통스러웠는데 지금은 평온합니다. 이따금씩 내일 맞이할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일주일 뿐이었지만 낯섦일까 반가움일까 여러 생각들을 해봅니다. Blogsy로 포스팅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하나님의 보좌 앞에 있고 또 그의 성전에서 밤낮 하나님을 섬기매 보좌에 앉으신 이가 그들 위에 장막을 치시리니 그들이 다시는 주리지도 아니하며 목마르지도 아니하고 해나 아무 뜨거운 기운에 상하지도 아니하리니 이는 보좌 가운데에 계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자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임이라." (계 7:15~17)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이 말씀이 하나님을 믿는 모든 성도에게 어찌나 큰 위로가 되는지! 주리지도 않고, 목마르지도 않고, 상하지도 않고, 눈물도 씻겨주시고.. 맹장수술을 받으면서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나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병실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낫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묵묵히 그들의 아픔을 감내하고 이겨내고 있..
꿈을 꿨다. 넓은 강이었다. 강 한 쪽엔 사람들이 강을 바라보고 있었고 강 가운데에 사람들의 무리가 있었다. 강 가운데에 섬이 있어 사람이 있었는지 섬이 없이 사람들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질 않는다. 어느새 나는 그 사람들 있는 강 가운데에 있었다. 어머니같은 넓고 풍만한 가슴을 가진 여자가 물 위로 반쯤 몸을 내밀고는 나를 향해 오라고 손짓한다. 이윽고 나는 그녀를 향해 다가가 따사로운 사랑을 나눈다. 그녀의 품 안으로 들어갔고 가슴의 밀착이 내게 안정감을 주었다. 그러나 너무 짧은 순간이었다. 갑자기 내 앞에 내가 익히 잘 알고 친한 직장 동료 여자가 있었다. 사랑을 나눈 여인이 동료 직원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동료 여인은 내게 새 청 반바지를 건네주고는 입으라고 하였다. 마치 내 아내인 것처럼 말이..
내가 궁핍함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립보서 4:11-13) 청심환이라도 먹어야겠다. 예전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나의 내면이라는 것이 약해질대로 약해져서 이젠 나를 조금이라도 번거롭게 하는 것이면 커다란 떨림으로 다가온다. 스트레스를 줄 만한 작은 자극조차 극도로 싫어해서 큰 스트레스가 되어 버린다. 머릿 속은 온통 걱정으로 가득해버린다. 내일이 공개수업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만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은 절대 평..
바닥을 쳤다. 난 곧 침묵할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마음의 무게만큼이나 자전거도 속도를 내지 못했다. 마지막엔 10km 가 채 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올수록 더욱 그랬다. 무엇이 나를 이리도 무겁게 짓누르는걸까? 그것은 소리없는 나의 내면.
정리 상태가 그 사람의 내면을 보여준다는 말이 맞는 듯 하다. 교실의 곳곳이 각종 잡동사니로 어지럽혀져 있다. 그리고 그걸 눈으로 보면서도 특별히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다. 의욕이 없다. 의지도 없다. 지금은 오직 내 자신의 문제에 집착한 나머지 다른 주변의 것은 신경쓰질 않고 있다. 그리고 남이 보는 나에 대해서도 여전히 신경을 많이 쓴다. 이러저러한 것들을 생각하니 나는 나의 아이들에게 떳떳한 사람인가를 되묻게 된다. 부끄럽고 부족한 부분들이 너무나 많다. 나를 관리하지 못하니 나를 둘러싼 모든 관계들이나 심지어 교실환경에 이르는 주변의 환경에 대해서조차 관리 빵점이다. 그래서 내가 쉽게 아내 탓을 할 수 없는 것이 우리 가정의 현 상황이 바로 나 자신에 대한 관리 능력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예상 ..
어제 오늘 내가 화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되짚어보자. 그 전에 먼저 철이와의 신랄한 카톡질이 있었다. 카톡은 우리의 비밀 아지트와도 같았다. 우리는 이전에 하지 못했던 우리의 적나라한 과오들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친 것 없이 벌거벗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를 비난하거나 그 누굴 탓하지도 않았다. 우리 자신의 모습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였고, 어쩔 수 없는 것만 같은 우리의 현실에 대해 마음으로 목놓아 울었다. 내가 아내에게 화가 나는 이유들의 저변에는 아내에 대한 사랑의 부재에서 오는 것일게다. 이제는 거의 포기한 듯 살아가는 나와 아내. 사랑은 없고 오직 의무만 남은 우리의 하루하루는 껍데기일 뿐이겠지. 사랑은 없으니 작은 의무들이 우리의 감정을 옭아맨다. 그것이 쓰라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