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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즐거움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꿈소 2012. 6. 17. 23:02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를 읽고


코너 우드먼 지음/홍선영 옮김



  일전에 우리가 매일 즐겨 마시는 커피의 원료가 다국적기업에 의해 수입되어져 가공되어 판매되는데, 커피의 소비량이 늘어나더라도 원산지의 농부들에게 돌아가는 삯은 미미한 수준이며 가난을 벗어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공정무역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조금이나마 농부들의 삶의 질이 내가 마시는 커피 한 잔으로 향상될 수만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책을 통해 알게 된 점은 공정무역마크를 달았다고 해서 농부들에게 공정하게 수익이 돌아가는 일은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공정무역인증기관은 인증을 위해 커피를 판매하는 회사로부터 수수료를 책정하고 판매량이 높아지면 수수료도 더 많이 가져간다고 한다.


  커피 뿐만이 아니다. 이제는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각종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주석이라는 물질은 내전의 상황 속에서 언제 닥칠지 모를 죽음에 대한 위협, 그리고 열악한 노동환경에 따른 광산 매몰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또한 자신이 캐고 있는 광물이 어디에 사용되는지도 알지 못한 채 매일 매일 어둠 가운데 일하는 콩고인들의 손으로부터 얻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노동의 대가는 그들 나라의 불공정한 조직들로 인해 그들 손에 제대로 쥐어지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들로부터 주석을 사가는 기업 역시 그들의 삶의 변화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오히려 윤리적이지 않는 조직들로부터 매입은 피할 수 없는데 주석이 여러 경로로 모아지다보니 거기까지 확인할 책임은 필요없다는 입장이어서 여전히 자신들의 기업활동이 원산지의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으므로 자신들은 윤리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고 선전한다.


  중국이란 나라는 라오스의 예산의 90퍼센트를 지원하며 라오스의 영토를 세금도 내지 않고 고무를 얻기 위해 울창한 밀림을 베어버렸다. 라오스에 들어온 중국기업들은 마치 선심이라도 쓰는 듯 건물들을 지어주고 고무농장을 지어 마음껏 이용하고 있다. 이 곳에서 일하던 주민들은 얼마 보상을 받지도 못하고 거대 기업에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내어주어야만 했다. 저자는 중국기업들을 경계하라고 힘주어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기업은 발빠르게 세계의 원산지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서 윤리경영이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으며 그들은 헐값에 원자재를 자신의 나라로 가져온단다.


  세계의 다국적기업들은 민주주의가 뿌리 내리지 못하고 여전히 내전 등을 겪어 불안정한 국가의 국민들에게서 자신들의 이윤을 창출하고 있으며 돈을 주고 인증을 사서 자신들의 경영이 원산지의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양 착각을 안겨다준다. 그 이유는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윤리경영을 하는 기업의 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기업들이 그렇지는 않다. 저자는 원산지의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이 기업의 이윤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믿고 거래의 단계를 축소시키고 노동자들이 생산하는 작물의 품질이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을 하는 기업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그런 기업들은 인증제도에 대해서도 분명한 태도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인증 같은 건 없어요. 우리 상품은 소비자가 원해야 존재합니다. 소비자가 인증을 원한다면 마련할 수도 있죠. 그런데 왜 다른 사람한테 참 잘했다는 말을 듣자고 수고비를 건네고, 그 사람의 브랜드를 우리 브랜드 위에 얹어야 하는 거죠?”(p.268)


 이 책을 읽고 기업들은 충분히 자신의 기업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할 수 있지만, 그럴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는 좋은 기업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주고자 주민들의 삶에 질에 대하여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며 쉽게 인증을 받고자 한다. 인증을 주는 회사 역시 인증을 통한 수수료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어떤 기업이 정말 좋은 기업인지 알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런 기업만 찾아서 물건을 구매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떻게 찾지? 어떤 기업이 윤리적 경영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지?? 커피는 또...


  그리고 공정무역인증에 쉬이 속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