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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픈 말들

무얼 해야하지?

꿈소 2015. 10. 1. 18:44

가을이 단단히 마음을 먹고 여름의 기새를 몰아내려는 듯, 하늘의 구름은 바삐 움직이며 비를 뿌려댔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반바지를 입고 나가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오늘은 맨살에 부딪히는 바람이 불현 듯 겨울을 예감하게 했다. 구름이 어찌나 빠른 지 건물 사이로 보이는 구름은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어디론가 사라져갔다.

요즘 내 정신이 왜 이러나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가 가는 것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아이들을 깨워 밥을 먹여 잔소리를 하며 학교를 보내고 나면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기 다반사다. 그러다 깨면 점심 때가 다 되고 거실 테이블에 앉아 하릴없이 컴퓨터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을 때가 많다. 옆에 늘 책이 있지만 펴볼 생각이 도무지 나질 않는다. 의욕이 사라졌나보다. 무얼 해야할지 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아직은 회복기간이라 자전거도 타지 않고 있고 사진도 찍지 않는다. 이대로 겨울이 덥석 오면 어쩌지?

게다가 몸도 도와주지 않았다. 어깨가 낫는가 싶더니 오른쪽 하복부에 경미한 통증이 있어 불편했고, 또 통증이 사라지는가 싶더니 이번엔 지난주부터 위염인지 음식을 먹으면 위가 많이 불편했다. 지금은 무얼 더 먹으면 또 탈이 날 것만 같다. 이럴 땐 아예 먹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무엇하나 탐탁지 않은 지금, 걱정이나 근심이 나로부터 떠나가길 바래본다.

날이 어두워진 지금 아직 아내가 아직 들어오지 않는다.

 

난 지금 무얼 해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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