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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픈 말들

무엇에 대해 글을 써야 하나?

글쓰기 시간이다. 11시 정각부터 15분동안 글쓰기를 하려고 했는데 2분가량 늦어졌다. 아이패드 어플 한컴오피스의 한글에서 폰트에 이상이 생겼던 것 같다. 지금은 정상이 되었으니 다행이다. 시계를 계속 보며 나의 무의식을 주시했다. 그랬더니 정말 내 무의식은 글쓰기를 방해할 여러 조건들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그래서 11시를 전후해서 조금 두근거렸다. 지금은 약간의 해방감도 든다. 미미하지만 승리를 쟁취했기 때문이다.

 

언제나 무엇에 대해 글을 써야하나? 그것이 나의 고민거리였다. 이유는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쓰려하면 그와 관련된 자료를 구비해야 될 것 같은 부담감, 해당 주제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한다는 수줍음, 그리고 글을 쓰다보면 한두문장 쓰고 스스로도 쓸만한 내용을 얻지 못해 펜을 놓을 것에 대한 두려움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수업>에서 브랜디는 그것과는 상관없이 일단 무의식을 훈련시키라고 제안하고 있다. 일단 무의식이 제압당하고 나면, 그 뒤부터는 무의식은 펜을 들거나,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을 통해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것이라고 했다. 현재 나의 지적인 영역이나 양이 작기 때문에, 브랜디의 권유는 꽤 용기를 주었고, 그리고 주제와 상관없이 무의식을 훈련시켜 글을 쓰면 나중에 더욱 글을 잘 쓰게 되리라고 믿고 싶어졌다.

 

브랜디는 또 한가지, 자신이 글을 쓰면서 앞에 썼던 글들을 돌아보지 말 것을 제안하였다. 종종 나는 글을 쓰다가 처음으로 돌아가 첫문단부터 다시 읽곤 하는데, 한두문장만 되돌아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퇴고? 그것은 글을 다 쓰고 나서 하는 일!

 

지금 딸아이가 다가와서는 내가 맞춰놓은 시간이 잘 못 되었다며 따지는 바람에 나의 무의식은 흔들리고 말았다. 글을 쓰는 것과 하등의 상관이 없는 딸아이의 말에 조금 부아가 났다. "다은아, 그건 중요하지 않아!" "아니, 아까 그랬다고 말하는 거야" "알았어! 아빠는 지금 이 시간이 중요해." 결국 위의 문단은 짧아지고 말았고, 앞에 무엇을 쓰고 있었는지 순간적인 무의식의 감정은 방금전 기억마저 생각나지 않게 만들었다. 아니, 마음먹고 하는 15분 글쓰기를 방해받았다는 데에 마음을 많이 두어서 그런 것 같다. 게다가 딸아이는 옆의 컴퓨터에 가서 내가 듣고 있던 연수를 들으며 키보드를 치며 나의 집중력을 계속해서 분산시키고 있다. 그리고 15분은 거의 끝났다.

 

아뭏든 글쓰기는 쓰지 않으면 절대 늘지 않을 것이며, 쓰기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자꾸 글을 쓰는 기회를 늦추면 늦출수록 나는 더 글을 쓰기 어렵게 될 것이다.

 

무의식이 평정을 잃고 흔들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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