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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픈 말들

나를 사랑하는 것은

꿈소 2012. 1. 19. 02:18

  나를 사랑하는 이들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은 나를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나를 사랑한다고 하는 것은 나를 방임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나를 돌아보고 사랑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처럼 나를 잘 관리하고 가꾸어가는 것이 사랑의 기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6년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했던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를 보느라 여념이 없다. 이야기의 빠른 전개와 반전 등은 다음 편을 계속 기대하게 만들고는 나를 놔주지 않았다. 새벽이 되도록 계속 이어서 보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그만 봐야한다고 되뇌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시계를 보면서 ‘2시까지만 봐야지!’라고 결심하고는 2시가 되면, ‘3시까지!’ 3시가 되면 ‘4시까지!’ 라고 스스로에게 마법을 걸었다.


  나에게는 약점이 있다. 그것은 절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계획 세우는 것은 좋아한다. 그러나 그 계획은 늘 백지수표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늘 그래왔다. 부도를 맞는 것이다. 늘 본전도 찾지 못할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과거 <건담>시리즈를 볼 때도 그랬고 <뿌리깊은 나무> 외의 시리즈물에서도 나는 나 스스로에게 참패했다. 지금 <프리즌 브레이크>를 볼 때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방학이라는 상황은 내가 게으름에 온 몸이 잠기게 도와주었다. 어제는 <프리즌 브레이크>의 결말이 너무 궁금해서 새벽 5시에나 잠이 들었다. 잠자리에 들기 위해 안방으로 건너가면서 나를 여러번 책망했다. ‘도대체 뭐 하는거니? 철아, 정신차려라! 언제쯤 철들거니?’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몰려왔다. 이런 나를 믿고 사는 아내가 안쓰럽다고 여겼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미안했다. 뭔가 가장으로서 닮기 원하고 존경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늘 나 자신의 말초적인 욕심 앞에 패배하는, 절제를 이루지 못하는 불성실한 삶을 보여주고만 있으니 어제는 그런 내가 한심스러웠고, 오늘도 자신의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려고 고군분투하는 이들 앞에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결국 나를 관리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는 것은 語不成說이다.


  나를 잘 관리하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일이며,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준비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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