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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꿈소 2014. 1. 18. 18:32

식당이었던 것 같다. 네명이 앉는 테이블에 나 혼자 앉아있었고, 내 옆 테이블엔 소정샘이 앉아있었다. 그런데, 소정샘이 무언가 못마땅했던지 나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고, 나는 그 비난에 어쩔 줄 몰라했다. 한 마디라도 대꾸하면 좋았으련만, 그녀의 날카로운 공격에 얼굴 한 번 들지 못하고 난색을 표하며 웃기만 했다. 그 내용이 무언지도 모르고 말이다. 꿈을 꾸고 일어나려는데 몸이 몹시 무거웠고, 목이 건조했다.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 꿈에서의 내 모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비난. 비난에 대한 나의 대처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성격 문제이겠지만, 특정한 감정 이상을 요구하는 대화 속에서 종종 그것을 잘 넘길만한 유머나 지혜가 부족하다. 실제로 가까운 이들과의 대화를 하다가 갑작스레 격한 감정이 될 때가 있다. 남들같으면 그것을 적절한 대화로 넘겼을텐데, 감정을 제어하기 어렵다. 특히나 그렇게 감정을 제어하기 힘들 때는 보통 비난조의 말들과 관련이 많다. 상대방이 나에게 던져준 비난의 내용들이 진짜 나의 모습일 수 있는데,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어서 마치 그렇지 않은 사람처럼 변명을 해대는 졸렬한 모습을 보인 적도 있다. 그건 착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비난과 질책을 피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살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 아닐까? 매를 피하기 위해 이런 저런 변명으로 둘러대는 아이처럼 말이다. 심지어 이런 나의 태도는 교실에서도 드러나고, 아이들에게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비춰지기 위해 화를 내거나 다양한 말로 변명을 한 적도 있었다. 어찌보면 부끄러운 일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런 문제는 신앙생활을 하는데 있어서도 아킬레스건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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