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책읽는즐거움 (12)
나와마주하는시간
탈정치적 생명정치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전의 이데올로기에 의한 정치 대신 공포의 정치, 즉 취약한 타자로부터 공포를 제거하고 존중을 극대화하는 정치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타자와의 안전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근접성이 없는 타자는 적이 될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와 라캉은 이웃과 보편성은 양립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웃의 비인간적 특징으로 인해 보편성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균형잡힌 상호관계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투쟁과 공격은 인간의 삶의 일부입니다. 사람은 한계를 모르며 절대적 과잉을 추구합니다. 그런 까닭에 법이라는 것이 필요해졌지요. 심지어 사람은 선마저 욕망의 대상 위에 올려놓습니다. 절대적인 것을 추구하는 '무제한적 욕망' 덕분에 ..
#1 "attitude!" 영화 베스트키드에서 성룡은 아주 지겹고도 단순해보이는 동작을 소년에게 반복시키자, 소년은 회의감을 느낄 정도였는데요, 그 때 성룡이 소년에게 외치죠. "attitude!" 그래서 저도 종종 우리반 아이들에게 "attitude!" 하고 외칩니다. 처음 이 단어를 외쳤을 때는, 영화 이야기와 함께 태도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를 해 줍니다. 그리곤 기회를 잡아, 교실에서 베스트키드 영화를 함께 보기도 합니다. 수업 시간 잘못이 있어 경고를 받은 아이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을 때, "attitude!" 하게 되면 아이는 반강제적으로? 웃음을 짓죠. 그러면 이상하게도 금방 아이의 감정은 풀리게 되고, 자신의 잘못을 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같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
한참 무상급식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을 때,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입장의 주장은 세금을 왜 낭비하느냐였다. 선별적으로 급식지원을 해야지 왜 필요하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급식을 하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 당시 나는 모두가 무상급식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학교의 학구는 생활이 넉넉하지는 않은 가정이 많았다. 그 어느 학교보다 생활기초수급자나 한부모가정, 혹은 차상위계층이 많았고, 매년 학기초가 되면 지원을 받아야 하는 학부모들은 이런 저런 증빙서류들을 준비해야 했다. 특히 차상위계층은 교육청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수만큼 뽑아야 하기 때문에 의료보험납부 영수증을 통해 지원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게 된다. 서류만으로 선별해야 하므로 각 가정에 대한 현실적인 상황을 알 수 없으므로 정작 지원받아야 할 아..
# 그토록 사랑했지만 아내는 냉소적이었다. 그리고 결국 예상치도 못한 이와 분륜을 저질렀다. 순간이었다. 살인까지.그 이후 일어날 모든 일들을 상상해보니 끔찍했다.그래서 완전범죄를 저지르기로 했다.모든 사실을 은폐하기로. 어차피. 사랑을 받지 못하는 나는 이 세상에 있으나 마나 시체를 나로 위장시켜 바다 위에서 흔적조차 사라지게 만들고나는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가능한한 멀리 멀리 도망치듯 그곳을 벗어났다. 나는 벤이 아닌 게리가 되어서 말이다. 죽은 자의 삶을 살기로 결정했다. ##빅픽쳐를 읽었다. 과거의 자신은 버렸다. 그리고 사진을 담으며 게리(자신이 죽인)의 인생을 살았다. 일상을 던진 그는 자신이 머문 곳에서 사진으로 소일거리를 하며 지내고 있었다. 제 2의 인생의 막이 오른 것이다. 그..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고 했던가?그러나 기술한 사람에 따라 역사는 교묘하게 변질되어 있다. 과거와 현재와의 온전한 대화가 쉬운 일은 아닌 듯 싶다. 안중근 장군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사건은 장군의 의도와는 다르게 폄하되었다. 적국의 장수를 죽이는 것이 장군으로서 군인으로 응당 마땅함을 재차 강조하였으나일제는 그를 한낱 테러리스트로 몰아갔고이 일이 국제적으로 이슈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런데 일본 침략 시대를 벗어난지 수십년이 흐른 지금 안중근 장군의 독립을 위한 희생과 정당성을 또다시 훼손시키려는 시도가 있는것 같다.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고교묘하게도 독립 운동가들의 희생과 정신을 그들의 육체와 함께 묻어버리려고 하는 움직임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한다. 이래서는 과거와 현..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줄곧 짧은 글을 써 왔다. 그런 글쓰기의 시작은 큐티에서 비롯되었다. 겁나게 힘들었던 고교 시절 성경을 읽고 생각하거나 느낀 것들을 공책에 옮기는 일을 거르지 않았다. 그만큼 글쓰기는 나에겐 절박한 것이었다. 내가 맞닥뜨린 삶의 문제들을 풀어내기 위해, 그분을 만나기 위해, 나의 소망, 혹은 미래와 마주하기 위해 나는 매일 써야했다. 대학시절엔 포털 사이트인 다음에서 칼럼을 개설했다, 나는 이곳에다 글쓰기를 이어나갔다. 여전히 목말랐다. 또래 친구들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싶었다. 종종 찾아오는 외로움과 삶에 대한 질문, 나의 근원에 대한 물음 등을 생각나는대로 끄적였다. 비록 찾아오는 이는 별로 없었지만, ..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를 읽고 코너 우드먼 지음/홍선영 옮김 일전에 우리가 매일 즐겨 마시는 커피의 원료가 다국적기업에 의해 수입되어져 가공되어 판매되는데, 커피의 소비량이 늘어나더라도 원산지의 농부들에게 돌아가는 삯은 미미한 수준이며 가난을 벗어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공정무역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조금이나마 농부들의 삶의 질이 내가 마시는 커피 한 잔으로 향상될 수만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책을 통해 알게 된 점은 공정무역마크를 달았다고 해서 농부들에게 공정하게 수익이 돌아가는 일은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공정무역인증기관은 인증을 위해 커피를 판매하는 회사로부터 수수료를 책정하고 판매량이 높아지면 수수료도 더 많이 가져간다고 한다. 커피 뿐만이..
하루만에 책 한 권을 독파하고 20분만에 독후감 한 편을 뚝딱 써 내다니! 내심 나의 능력에 놀라면서 닥치면 다 하게 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지금 내 책상 앞 벽면에 포스트잇으로 “지금 내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이라는 짧은 한 문장을 써 붙여놓았다. 요 며칠 사이 나의 계획 대부분이 부도가 나는 이유는 생각한 것을 바로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 데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어제 오늘 내게 주어진 것을 이루어 내기 위해 잠깐 나는 여유의 시간도 그냥 보내버리지 않고 최대한 목표를 이루는 데에 할애했다. 한 시간에 책의 1/3을 독파해냈다. 평소에 책을 들고서는 느릿느릿 읽어간다. 처음부터 이 책을 빠른 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없을 거라고 스스로 먼저 나의 한계나 능력을 정해놓으면 그 한계점보다 더 오래..